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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세번째 이야기 : 비만과 장내미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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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11-25 조회조회 111회 댓글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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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류는 음식이 생길 때마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배불리 먹는 것으로 굶주림에 대비했다. 오늘날 미국인의 35퍼센트가 비만이며 그와 동시에 당뇨병, 심장질환, 심지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몸에 필요한 것보다 더 먹는 이 타고난 성향 때문이다.

_____ 리 골드먼 <진화의 배신> 2019년 _____ 

 

오프라 윈프리는 198895킬로그램에서 65킬로그램까지 살을 뺏다. 그러나 체중은 금방 제자리로 돌아갔다. 200572.5킬로그램으로 줄었지만, 2008년 다시 18킬로그램이 쪘다. 그녀의 체중은 요요처럼 오리내리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왜 살빼기가 이토록 어려운 걸까?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는 차()이다. 차는 학명 카멜리아 시넨시스인 차나무의 잎을 우려내 만든다. 같은 재료를 이용하지만 차를 마시는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해 왔다. 동아시아인은 BC 3000년 전부터 차를 마셔왔다. 유럽인은 18세기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서양에선 홍차를 주로 마시지만 동양에선 녹차가 주를 이룬다. 웰빙 열풍에 힘입어 최근 몇 년 새 우리들 사이에 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쩍 커졌다. 차례(茶禮), 다방(茶房), 다반사(茶飯事)라는 용어가 차에서 유래하듯, 우리 민족에게는 녹차는 매우 친숙한 음료이다.

 

녹차, 우롱차, 홍차는 모두 차나무에서 딴 잎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발효가 안 된 것을 녹차, 반쯤 된 것을 우롱차, 발효된 것을 홍차라고 한다. 대개 녹차는 작은 잎, 우롱차와 홍차는 큰 잎을 이용해 만든다. 차나무에서 잎을 따면 발효과정에서 찻잎에 있는 폴리페놀(카테킨)이 산화효소의 의해 산화되어 색깔이 녹색에서 황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산화발효과정을 통해 차는 독특한 향, , 맛을 갖게 된다.

 

서양 사람들은 녹차보다 홍차를 즐겨 마신다. 18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서는 인도산 녹차를 본국으로 수송했다. 당시 녹차를 싣고 가던 상선은 적도를 경유하는 긴 뱃길을 이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녹차 잎이 적도지방의 뜨거운 열로 잎이 산화되어 검게 변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렵게 갖고 간 고가의 차를 버리기 아까워 물에 우려내 마셨는데 이것이 블랙티(홍차)의 유래이다.


 

우리나라 차: 예의 담은 차 한 잔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를 강조한다. ’다례(茶禮)‘는 한국 차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이다. 중국의 다예(茶藝)‘나 일본의 다도(茶道)‘와는 전혀 개념이 다르다. 다례는 차를 대접할 때 갖춰야 할 예의범절을 뜻하며, 획일화되거나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주로는 선비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조선 말 이후론 여성 중심의 규방 문화로 되살아난 차 문화는 점차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 문화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일제 감정기를 거치면서 차 문화가 쇠퇴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차의 종류를 따져보면, 찻잎을 발효시킨 홍차나 우롱차보다 발효시키지 않은 녹차의 비중이 높다. 또한 한국차는 맛, 중국차는 향, 일본차는 빛깔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 차는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차: 물 대신 마시는 생활 음료


중국에서 차는 생활 음료이다. 더운 여름에도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고 따뜻한 차를 마신다. 각자 차를 우려낼 병을 가지고 다니며, 끓는 물을 수시로 부어 차를 마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중국은 수질이 좋지 않아 물만 마시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 중국에서 차를 생활 음료로 마시게 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중국 음식에는 기름기가 많아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차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차가 생활 음료로 자리 잡은 이유라고 보인다. 중국의 차 역사는 기원전 2,7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초에 중독된 신농(神農)‘이 찻잎을 먹고 해독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차는 한나라 때부터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당나라 때 민간에까지 널리 전파되었다. 중국차는 종류도 다양하고, 지역에 따라 차를 대접하고 마시는 풍속도 제각각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어 별도의 특별한 예의를 따지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잔에 차가 빌 경우엔 계속 따라줘야 한다.

 


일본 차: 엄숙하고 진지한 도()


일본에선 차를 정신수양의 도구로 삼았다. 일본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단어는 다도이다. 일본의 다도는 16세기 후반 센리큐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그는 차를 끓이는 일을 참선의 한 종류로 보고 ’4()7()‘이라는 다도의 규칙을 만들었다. 정숙한 마음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존중한다는 다도의 정신 4규는 (: 화목)‘’(: 존중)‘’(: 청결)‘’(: 고요)‘을 말한다.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차는 잎차인 전차(煎茶 센차)와 가루차인 말차(抹茶 맛차)이다. 전차는 우리나라의 녹차와 비슷한 비발효차이지만 만드는 방식은 다르다. 우리나라 녹차는 찻잎을 덖어 만드는 데 비해, 일본에서는 뜨거운 물에 쩌서 녹차(전차)를 만든다. 분말 형태의 말차는 증기로 쩌서 만든 잎차를 맷돌로 갈아 만든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말차를 좋아하는데, 가격이 싸고 쉽게 차를 우려낼 수 있어 일본 여행 때마다 편의점에 들려 말차를 구입한다. 또한 말차 역시 열로 산화 발효를 중단시킨 비발효차이기 때문에 찻잎이 지닌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서 좋아한다.

 


영국 차: ‘애프터눈 티의 원조


중국차가 유럽으로 전해진 시기는 1560년경이다. 영국사람들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 사람들 보다 늦게 차를 접했다. 1662년 포르투갈의 캐서린 공주가 영국의 찰스 2세와 결혼한 뒤 기호음료로 차 마시는 습관을 영국 궁중에 알리게 되었다. 또한 캐서린 공주는 결혼 지참금으로 인도 뭄바이 땅을 가져왔는데, 1839년 이 곳에서 영국제 홍차를 생산하게 된다. 이후 영국산 차는 값비싼 중국산 수입차를 대신하게 되었고, ‘빅토리아 티라 불리며 영국의 범국민적인 기호음료로 자리 잡았다. 영국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차를 마신다. 오전 6시에 일어나나마자 침대에서 마시는 얼리모닝 티’, 토스트, 달걀, 베이컨 등 간단한 아침식사와 함께 마시는 블랙퍼포스트 티’, 오전 11시쯤 휴식을 취하면서 즐기는 일레븐스 티’, 점심 식사에 곁들이는 런치 티’, 오후 4-5시쯤 과자와 함께 즐기는 애프터눈 티’, 저녁식사 후 마시는 애프터디너 티’, 잠들기 전 우유와 함께 미시는 나이트 티등 명칭도 다양하다. 특히 1840년 베드포드 공작부인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애프터눈 티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차 문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미국 차: 아이스티와 티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차를 뜨겁게 마시지만 미국에선 차를 차갑게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80%의 차가 이이스티라고 한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무역박랍회에 리차드 블랜친든이라는 차 상인이 인도산 홍차를 대량으로 준비했다. 날씨가 더워 뜨거운 차를 마시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자 얼음을 넣어 내놓은 것이 원조 아이스티이다. 미국에서는 뜨거운 차를 만들 때도 아이스티를 만들 때처럼 설탕과 레몬을 많이 넣고, 영국과 달리 우유는 넣지 않는다. 차의 대중화에 기여한 티백도 미국에서 처움 개발되었다. 1908년 차 상인 톰 설리번이 홍보용으로 호텔에 차 샘플을 보내면서 비단주머니에 포장한 것이 시초였다. 귀찮게 차를 덜어서 넣을 필요가 없고, 찻주전자를 씻는 것도 간단했기 때문이다. 이때 사용한 바단 주머니의 소재가 점차 거즈나 면으로 바뀌었고, 1950년에 이르러선 종이 티백이 상용화되었다.

 


알아두면 유익한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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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을 따서 습기와 산소에 노출하는 동안 찻잎 속에 들어있는 산화효소가 카테킨을 산화시키고, 이후 미생물이 차를 발효시킨다. 일반적으로 찻잎을 딴 초기에 산화발효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차를 비발효차, 발효정도가 10-65%인 차를 반발효차, 85% 이상인 것을 발효차라고 한다. 반면 후발효차(後醱酵茶) 또는 흑차(黑茶 dark tea)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미생물 발효를 거친 차를 말한다. 가장 유명한 후발효차로는 중국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보이차(黑茶, 푸얼차)가 유명하다. 영어로는 흑차를 dark tea, 홍차를 black tea로 번역한다.

 

초기에 찻잎이 산화가 되지 않은 녹차는 가공법에 따라 다시 덖음차와 증제차(蒸製茶)로 분류한다. 덖음차는 찻잎을 솥에서 바로 덖어(살짝 볶는 것), 구수한 맛이 강한 차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선 녹차의 깊고 구수한 맛을 즐기므로 사람들에게 덖음차의 인기가 높다. 반면 찻잎을 뜨거운 수증기로 찐 증제차는 덖음차에 비해 색깔이 더 진하고 맛이 깔끔하다. 일본인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본산 녹차는 대부분이 증제차이다.

 

녹차는 수확시기에 따라 성분이 바뀌어 맛과 향이 다르다. 차나무에서 420일경에 딴 잎을 첫물차, 5월 중순-6월 중순에 딴 잎을 두물차, 8월 초순-중순에 딴 잎을 세물차, 9월 하순-10월 초순에 딴 잎을 네물차라고 한다. 우전(雨前), 세작(細雀), 중작(中雀), 대작(大雀)으로도 분류한다. ‘우전은 곡우(420) 전에 딴 녹차 잎을 말하고, 봄비를 맞아 잎이 부드럽고 떫은맛이 적다. 최고급 녹차는 대개 우전을 원료로 한 것이 많은데, 우전옥로(雨前玉露)라는 최고급 차는 햇볕을 받지 않도록 차광 재배한(玉露)’ 우전으로 만든 녹차라는 의미이다. 햇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재배하면 차의 떫은맛 성분(카테킨)이 줄어드는 대신 아미노산(테아닌)이 증가하여 감칠맛이 더하게 된다.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에 딴 세작은 찻잎이 참새 혀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작5월 중순께 수확한 잎이다. 이 잎으로 만든 녹차가 가장 흔하다. ‘대작5월 중순 이후에 채취한 잎으로서, 잎이 크고 질기며 떫은맛이 강하다. 강한 태양의 소산이다.

 

우리의 전통 차 문화를 정립한 초의(草依)선사는 정성스럽게 차를 만들고, 건조하게 보관하고, 청결하게 우려내면 다도를 다하는 것이라 했다. 고온, 고열, 다습한 곳에 녹차를 두면 산화하거나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녹차는 다른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진공 팩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밀봉이 제대로 되지 않은 녹차를 냉장실에 넣어두면 고기, 생선, 김치와 같은 다른 보관 식품의 냄새가 녹차에 스며들어 녹차 고유의 향이 사라진다.

 

인간은 다섯 가지 기본 맛을 혀로 느낀다. 단맛은 자유의 맛, 짠맛은 생존의 맛, 신맛은 부패의 맛, 쓴맛은 독소의 맛, 그리고 감칠맛은 유능의 맛으로 부르곤 한다. 녹차는 쓴맛(카페인), 떫은맛(카테킨), 감칫말(테아닌) 등 인간의 기본적인 맛 세 가지를 가고 있고, 제대로 우려내면 차의 맛은 오묘하다. 그러나 비싼 녹차라 할지라도 제대로 우려내지 못하면 제값을 못하게 된다. 칼슘이나 망간 등 미네랄이 많은 물을 쓰면, 차에 침전이 생겨 색깔이 혼탁해진다. 따라서 찻물로는 정수기물이나 깨끗한 샘물이 적당하다. 찻물의 온도도 중요하다. 고급 잎차는 50-60도의 물에 넣어 1분가량 우려내면, 아미노산이 가장 잘 우러나서 감칠맛이 깊어진다. 티벡 녹차라면 70-80도의 물에 30초가량 우려내야 떫은맛 성분이 적게 나온다.

 

차와 물을 찻그릇에 넣는 것을 투다(投茶)“라고 한다. 투다법에 따라 녹차의 맛, , 빛깔이 달라지는데, 투타법에는 상투, 중투, 하투가 있다. 상투는 물을 먼저 넣고 차를 그 위에 넣는 것이고, 중투는 물을 반쯤 넣고 차를 넣은 다음 다시 물을 넣는 것이며, 하투는 차를 먼저 넣고 물을 붓는 것이다. 상투는 더운 여름에, 하투는 추운 겨울에, 중투는 봄과 가을에 적당한 방법으로 추천된다. 그러나 요즘은 하투법이 널리 쓰인다.

 

다기의 선택도 차 맛에 영향을 미친다. 녹차는 물에 부었을 때 빨리 식는 보온력이 약한 다기에 담는 것이 좋다. 온도가 높으면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많이 용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카테킨 성분이 낮은 우롱차는 보온력이 강한 다기가 적당하다. 일반인이 가장 흔히 마시는 티백 제품이라면 정수기의 물을 온수 3, 냉수 1의 비율로 맞춘 다음 바로 티백을 넣어 우려내는 것이 좋다. 20초가량 지난 나음, 찻물이 번지면 좌우로 10-15회 흔든다. 이때 진한 맛을 원하면 흔드는 횟수를 늘린다. 그리고 티백을 꺼내어 마시면 된다. 가루차는 찬물에 넣어 마시는 것이 좋고, 우유나 요구르트에 섞어 마셔도 된다.

 


비만이 최근 유행하는 이유


서구적 질병이란 대개 급성 감염성 질병이 아닌 만성 질환으로, 서구식 식단과 생활 습관과 관련되어 있는 질병을 말한다. 대표적인 서구적 질병으로는 비만, 그리고 비만한 사람에서 많이 나타나는 대사증후군, 당뇨병, 심혈관질환, 천식, 그리고 알츠하이머치매와 암 (특히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을 들 수 있다. 유럽과 미국, 기타 산업화 지역의 도시에서 흔하지만,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난 집단에서는 비교적 드믄 질병이다. 서구화와 함께 이런 병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산업화에 따라 환경 속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나 운이 좋지 않아 생기는 병이 아니라 음식이나 서구식 생활습관 속에 있는 어떤 요인으로 인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서구적 식단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한 후에 서구적 질병들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충치(dental caries)가 명백한 단서를 제공한다. 충치가 정제된 설탕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로부터 다른 서구적 질병도 마찬가지라고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과거 환기시설이 없던 시절, 광부들은 카나리아를 새장에 넣어 탄광에 가지고 들어갔다. 새가 메탄가스나 일산화탄소 등에 대단히 민감해서 소량만 있어도 바로 죽기 때문이었다. 새가 죽으면 광부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할 수가 있었다. 혹자는 충치는 어릴 때 나타나기 때문에 모든 서구적 질병이 뒤따라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고 하였다.

 

우리는 약 100조개의 미생물과 공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대장에 서식하고 있다. 2006<네이처>지에 장내 미생물이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된 이후, 미생물군(microbiota) 혹은 미생물유전체(microbial genome)를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단어가 학계와 산업계에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을 우리가 직접 소화하여 흡수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장내 미생물이 다른 형태의 영양소로 바꾼 것을 우리가 흡수한다. , 우리 인간과 장내 미생물은 긴밀하게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러 연구결과에서 서구식 식단에 의해 장내 미생물의 증식 및 활동성이 크게 바뀌고 있고, 특히 대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비만이 생기는데 매우 중요하다한 역할을 한다는 견해가 매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떻게 장내 미생물이 비만을 일으킬까? 혹은 억제할까?


살이 찌는데 대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중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미생물이 비만을 일으키는데 관여할까? 당뇨병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메트포민(metform)이란 약이 있다. 이 약물은 1990년 초반 저자가 내과 레지던트 시절에는 일부 당뇨병 환자에서만 사용했던 약이었지만, 지금은 당뇨병에 일차적으로 쓰는 약물이 되었다. 이 약물은 간에서 포도당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서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 비만을 억제하는 날씬균으로 애커맨시아균(Akkermansia muciniphila)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균은 대장에서 점막을 먹고 사는 절대 혐기성 세균이다. 재미있는 것은 메트포민이 애커맨시아균을 증식시켜 살이 찌지 않게 한고 인슐린 저항성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 균을 사람에 투여하여 비만과 대사증후군에 대한 치료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런데 살아있는 균을 투여했을 때보다는 저온살균한 균을 투여했을 때 치료효과가 현저히 높다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 무엇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인가?

 

현재까지 대장에 염증을 유발하는데, 가장 강력한 유발물질로 알려진 것이 덱스트란이란 물질이다. 덱스트란은 설탕(sucrose)을 원료로 유산균이 만들어 내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충치 프라그의 주성분이다. 구강에 살고 있는 유산균이 덱스트란을 만들 뿐만 아니라, 발효식품을 만들 때 설탕을 첨가하면 유산균이 덱스트란을 만들어서 식품 속에 다량의 덱스트란이 함유된다. 인간은 덱스트란을 직접 소화시키지 못하고, 섭취한 대부분은 대장에서 미생물의 먹이로 쓰인다. 미생물과 인간세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하여 나노입자인 소포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소포를 통해 미생물의 활동성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덱스트란에 의해 대장염이 발생하는데, 장내 미생물이 매개한다고 생각하여 동물실험을 수행하였다. 마우스에서 건강식품을 섭취하더라도 덱스트란을 같이 먹이면 1주일 이내에 대장에 염증이 발생한다. 이때 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살펴보면, 애커맨시아균의 증식이 덱스트란에 의해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덱스트란 섭취에 의해 발생한 대장염이 애커맨시아균이 분비하는 소포를 투여했을 때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애커맨시아균 자체를 투여했을 때는 치료효과가 전혀 없었다.

 

서구식 식단(설탕과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오래 먹으면 비만해질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 저자는 서구식 식단에 의해 살이 찌는데 애커맨시아균이 관여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검증하기 위하여 서구식 식이를 섭취하는 비만 마우스에 애커맨시아균에서 분리한 소포를 투여하였다. 놀랍게도, 소포를 섭취한 마우스에선 살이 찌지 않았고 인슐린 저항성도 회복되었다. 어떻게 애커맨시아균이 분비하는 소포가 이런 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저자는 애커맨시아균 소포를 마우스에 먹인 후에 소포의 이동경로를 추적하였다. 섭취한 소포의 대부분은 대장 상피세포로 흡수되고, 일부는 체내로 흡수되어 근육, 지방, 간 등으로 이동하였다. 또한 이들 세포로 흡수된 소포는 AMPK라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비만을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좋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운동을 하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식사 후에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운동을 했을 때 살이 찌지 않는 것을 운동이 칼로리를 소모하게 해서 생긴 결과로만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너무나 피상적인 생각이다. 운동을 하면 근육세포에서 ATP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연료를 소비한다. 근육세포에 저장된 연료가 고갈되면 ATP 생산이 줄어들게 되고, 대신 ADPAMP가 많아지게 된다. 이 때 근육세포에서 AMPK라는 효소가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AMPK 신호는 근육세포막에 포도당 수송체 발현을 증가시켜 근육세포 안으로 포도당 흡수를 증가시킨다. 즉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운동을 하면 지방세포에서도 AMPK 신호가 활성화된다. 이 신호는 지방조직에서 지방축적은 억제하고 지방을 산화시켜서 근육세포가 지방산을 원료로 사용하게 한다.

 

우리가 굶었을 때 살이 빠지는 효과도 AMPK 신호를 통해 일어난다. 애커맨시아 소포를 섭취했을 때도 AMPK 신호를 통해 살이 찌지 않고 인슐린 저항성이 좋아진다. 즉 애커맨시아균은 운동을 하거나 굶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똑 같은 기전으로 살이 찌는 것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좋게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애커맨시아균 소포는 대장에서 방어막을 튼튼하게 하여 장에서 미생물이 만든 에너지 원료가 흡수되는 것도 차단한다. 즉 식품을 통해 애커맨시아균을 증식시켜 이들이 분비하는 소포로 비만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녹차가 건강에 좋은 이유


애커맨시아균을 증식시켜 소포를 많이 분비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가 굶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사람에서 암 예방을 예방하는데 녹차가 유효하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다수 보고되었다. 유명한 녹차 산지인 일본 나카가와네 지역의 위암 사망률이 일본 전체 평균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하루 5-10잔의 녹차를 소비하는데, 이는 일본 전국 평균의 5배이다. ”암을 예방하려면 녹차를 하루 5잔 이상 마셔라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녹차에 들어있는 카테킨 성분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선 녹차의 EGCG(카테킨의 일종)를 천연물 항암제로 개발 중이라고 한다. 또한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 혈관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에 축적되는 활성산소를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 없애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데도 불구하고 서양인보다 동맥경화증과 폐암 발생률이 낮은 것은 녹차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녹차에만 들어있는 아미노산인 테아닌 성분은 녹차의 숨은 보물로서 혈압을 낮추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의 뇌파인 알파파를 발생시켜 집중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학습능력을 높여 수험생에게 유익한 성분이라고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 수험생 부모가 좋아할 만하다. 녹차엔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는데, 커피에 든 카페인의 60% 정도이다. 그러나 테아닌 성분은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의 작용을 억제한다. 이는 녹차를 마셨을 때 마음이 가라않고 혈압이 안정되는 것이 카페인에 의해 발생하는 흥분상태를 테아닌이 억제하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테아닌 성분은 특히 우전(첫물차)에 풍부하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특히 식사 후에 녹차를 마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서구식 식단은 장에 살고 있는 애커맨시아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저자는 설탕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난 후 비만의 유행이 정제 설탕이 들어간 식품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즉 설탕 자체를 섭취하거나 설탕으로 가공된 식품을 섭취하면 덱스트란이란 대사산물이 생기게 되고, 이는 애커맨시아균의 증식과 활동성을 억제해서 비만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반가운 연구결과가 있다. 즉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더라도 녹차와 같이 섭취하면 애커맨시아균이 증식햐여 소포를 많이 낸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인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살이 잘 찌지 않는 것이 녹차를 물처럼 마시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맺는 말


전문가들은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 녹차를 하루 세 잔 이상씩 6개월 이상 꾸준히 마실 것을 권한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차는 동양인이 수 천 년 동안 마셔온 기호식품이다. 저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차의 카테킨 성분이 애커맨시아균의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주요 물질이라는 것이다. 차의 카테킨 성분은 주로 비발효차인 녹차에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녹차에 카테킨 성분을 분석했을 때, 초기에 찻잎을 따서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따라서도 카테킨 성분이 10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찻잎을 딴 다음에 바로 열을 가해 산화효소가 카테킨을 산화시키지 못하게 하면, 녹차에 카테킨 농도가 많아지게 된다. 즉 체중을 감량할 목적으로 녹차를 먹는다면, 찻잎을 딴 다음에 바로 덖거나 증기로 열처리한 녹차를 마실 것을 권고한다.

 

녹차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어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은 녹차를 마시기가 부담스럽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코코아)는 멕시코와 콰테말라가 원산지인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에도 카테킨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녹차에 예민한 사람은 카카오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다만 설탕이 들어간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과, , 포도, 자두, 자몽, 배리류, 키위, 체리, 아보카도 등과 같은 과일에도 카테킨이 많아 식사 후에 이러한 과일을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카테킨의 효과가 보고되면서 정제된 카테킨(EGCG)이 기능성 식품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정제된 카테킨만으로 체중조절을 하기 위해선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때 정제 카테킨을 과량 섭취하면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정제된 카테킨 보다는 카테킨이 많이 함유된 자연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체중조절에 매우 현명한 방법이다.

 

[엠디헬스케어 대표이사 내과전문의] 김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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